강화도 해병부대 해안초소에서 동료들에게 총기를 발사한 김모(19) 상병이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이와 관련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부대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건 당일 오전 김 상병은 술에 취한 듯한 상태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사건 발생 한 시간여전 오전 10시30분께 정모 이병은 김 상병과 복도에서 마주쳤다. 김 상병은 정 이병에게 '000 일병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김 상병의 입에서 술냄새가 났고, 몸을 비틀거렸으며 얼굴이 상기돼 있었다고 정 이병은 진술했다. 김 상병이 술에 취한 채 범행을 저질렀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군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음주가 금지되어 있지만 사고 정황상 김 상병이 범행 전 음주를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음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렇다면 김 상병은 도대체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술을 반입해 마셨는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해안 경계근무 특성상 휴가나 외출·박, 면회 등이 자유롭지 못해 술을 반입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사병이 부대 밖으로 나가 마을 상점에서 술을 구입해 부대로 들여왔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 김 상병이 술을 마셨다면 그 시점도 애매하다. 군 당국의 조사결과 김 상병은 오전 10시~10시20분 사이 상황실 상황병인 이승렬 상병과 대화를 나눴다.
상황근무자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총기와 탄약을 훔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상병이 술을 마셨다는 진술은 없었다.
10분 뒤 1생활관에서 김 상병을 만난 정모 이병은 이미 김 상병이 술에 취한 듯 보였다고 진술했다. 불과 10분 만에 김 상병은 술에 취해 나타난 것인데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군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소초에서 빈 소주병 2개를 발견했다. 김 상병의 사고와 연관 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지문 감식 등을 벌이고 있다. 영내 음주행위에 대해서도 부대원들을 상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