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종식 임박…평화의 가을 맞이할까
리비아 내전 종식 임박…평화의 가을 맞이할까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1.08.22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주간지용/리비아 반군의 환호, 승리의 'V'//

 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마지막 보루인 수도 트리폴리를 봉쇄하면서 6개월째 지속돼온 리비아 유혈 내전 사태가 최종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카다피군은 반군과의 오랜 공방 끝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주부터 공세를 강화한 반군은 수도 트리폴리로 이어지는 주요 보급로를 차단하며 카다피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카다피는 이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결사항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전세가 기울었다는 게 주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 반군 “이달 내로 승리할 것”…카다피 스커드 미사일로 항전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트리폴리로 진입하는 모든 길목은 사실상 반군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반군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48㎞ 떨어진 자위야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튀니지 국경에 인접한 자위야는 트리폴리의 서부 관문이자 핵심 정유시설이 위치한 주요 요충지로 그동안 양측이 수차례 접전을 벌여왔다.

반군은 자위야를 장악한 데 이어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가르얀과 소르만까지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카타피군은 전쟁을 이어갈 군수물자를 포함한 모든 보급품의 수송이 어렵게 됐다.

전세가 유리하게 흘러가자 반군 측은 이달 안에 내전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NTC) 만수르 사이프 알-나스르 프랑스 특사는 “내전이 결정적인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라마단(8월 말)이 끝날 때까지 최종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나스르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카다피 정권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16일 국방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카다피군은 약화되고 있다”며 카다피의 퇴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게다가 카다피 정권 핵심 인사의 이탈 조짐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집트 내무부는 이날 나세르 알-마부르크 압둘라 리비아 내무차관이 9명의 가족을 대동하고 카이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휴가차 이집트를 찾았다는 입장이지만 카다피 핵심 측근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망명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카다피 국가원수는 국영방송 연설을 통해 “쥐들의 종말이 임박했다”면서 지지자들에게 “반군이 점령한 지역을 해방하기 위해 무장하라”고 촉구했다. 카다피 측은 자위야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결사항전을 촉구했다.

카다피 친위부대는 이날 내전 이후 처음으로 스커드 미사일을 한 발 발사했다. 하지만 이 미사일은 반정부군의 거점인 브레가에서 80㎞ 가량 떨어진 사막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NTC 측은 카다피 정권의 종식을 기정사실화하며 카다피 이후 집권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은 “카다피의 42년 가까운 장기집권이 끝나도 안정을 위해 NTC가 존속되겠지만 8개월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후 제헌의회 구성과 선거에 돌입하고, 새 헌법을 위한 국민투표도 20개월 내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군은 카다피 정부 및 리비아 유엔특사와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잘릴 위원장은 “NTC는 카다피 정부 또는 압둘 일라 알 카티브 유엔 특사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NTC는 리비아의 유일한 정부 대표다. 카다피 정부로부터 이탈하는 사람들을 모두 환영한다”며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를 약속했다.

리비아 전황이 반군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미국은 반군이 임명한 주미 대사를 공식승인했다.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카다피 국가원수의 운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정부와 반군 세력이 튀니지에서 유엔의 중재로 비밀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측 모두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6개월 넘게 끌어온 리비아 내전이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리비아 내전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반군 내에서는 종교 간 및 부족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반정부군 최고 사령관인 압델 파타 유네스가 병사들에게 암살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리비아에서 그간 수천 명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사망자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리비아 사망자가 3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41호(8월29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