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국내절차 개시 배경은?
한·중 FTA, 국내절차 개시 배경은?
  • 박정규 기자
  • 승인 2012.01.10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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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공항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
 중국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국내절차에 착수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향후 절차 및 배경 등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우선 이번 논의를 통해 국내에서는 한·중 FTA 공식협상 개시에 앞서 필요한 국내절차를 밟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FTA 협상에 착수하려면 먼저 대통령훈령인 '자유무역협정 체결 및 이행협의에 관한 절차규정'에 따라 국내에서 사전 절차를 거치도록 돼있다. 협상 개시에 앞서 협상 자체의 타당성 등을 논의하는 단계다.

이 같은 규정을 통해 FTA 관련 공청회를 열어야 하고 이에 앞서 공청회 개최 사실을 14일 전까지 관보에 게재해야 한다.

이어 통상교섭본부 협상대표 이하 관계부처 국장급 등이 참여하는 FTA실무추진회의를 거치게 되고, 통상교섭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FTA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심의하게 된다.

이 같은 단계를 거치면 대외경제장관회의의 최종 의결을 통해 협상단을 구성하고 국내절차 완료 및 협상 개시를 선언하게 된다. 반면에 중국의 경우 이러한 사전 국내절차가 필요 없다.

이번 국내절차 개시는 본격적인 협상절차나 양국의 합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이다. 한·중 FTA 협상을 개시하기에 앞서 사전 절차를 시작하는 것일 뿐이지 아직 협상 개시를 공식화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사전 절차는 큰 무리 없이 이르면 한 달 내에, 길어도 두 달 안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이미 8년째 논의가 이뤄져온 한·중 FTA는 2005∼2006년 민간연구 및 2007∼2010년 산·관·학 공동연구, 2010∼2011년 한·중 FTA 협상 개시 관련 협의 등이 이뤄져온 상황이다.

아울러 이 같은 한·중 FTA 논의를 시작하는 것에는 전략적인 포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정상이 여러 현안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가면서 논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중 FTA 역시 최근 민감한 현안인 한·중 어업문제나 한반도 정세 논의 등에 있어서 전반적인 이해관계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측에서 어업문제와 대북문제 등을 놓고 좀 더 논의를 진전시킬 필요성이 있는 차원에서, 일단 FTA와 관련해서는 논의 자체를 시작해볼 수는 있다는 성의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한·중 FTA 자체가 곧바로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중 간에 여러 현안들이 있다는 점과 함께 대일(日) 관계 등 여러 측면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부분도 있는 데다, 국내외적으로도 올해 선거가 집중돼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FTA 논의가 급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한·유럽연합(EU) FTA 및 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가 가시화될 경우 농축수산업 분야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을 전망이다.

정부로서도 국내절차가 마무리된다 해도 본격 협상 개시 이후의 상황은 양국이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협상 타결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이날 회담 뒤 가진 브리핑을 통해 "한·중이 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거치게 되면 양국이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며 "그렇게 될 때 한·중은 앞으로 한두 단계에 걸쳐 협상의제를 나누기로 한 데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협상이 개시되면) 협의가 몇 달이 걸릴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3월에 끝날지 올해에 끝나지 않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김 비서관은 이어 "우선 1단계는 우리나라 농수산물을 포함한 민감한 분야, 품목에 대해 먼저 한·중 간에 협의하게 되고, 얼마만큼 개방할 지에 대해 도출되면 2단게로 공산품이나 제조업 등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기 용이한 부분에 대해 논의하기로 이해를 같이 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끌려다니는 방향으로 될 가능성은 줄여 놨다"고 말했다.

【베이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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