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명칭이 새누리당으로 바뀌자 이런 저런 말이 많다. "간판만 바꿔단다고 달라지느냐. 정책이 달라지지 않고서는 그 나물에 그 밥이다."라는 비난이 높다. 그러나 새누리당 핵심은 이명박 당이었던 한나라당이 박근혜 당으로 변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다시 말해 과거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권을 창출한 당이라면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권을 위한 당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무엇이 다른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당의 주인이 바뀐 것뿐이다. 한나라당은 친이계와 친박계로 혼합된 당이었다.
이 두 계파는 이념적으로나 정책이 모두 다를 바 없이 똑같은 색깔을 갖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친이계와 달리 친박계는 원칙을 지킨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그 명분이 무엇을 뜻하느냐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는 원칙도 진실성도 결여된 부도덕성을 많이 드러낸 정권이었다. 이런 정권이 4년 동안 유지된 것도 경이로운 일이지만 여기에 박근혜 대표 자신도 일조했다. 강경한 대북정책과 미국에 대한 애정, 그리고 서민보다 부자들과 재벌과의 친밀성, 반 무상복지 등이 한나라당 정책의 특징이라면 거기에 일조한 박근혜 대표도 이명박 정권과 별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정확히 진단하자면 거의 같다고 봐야 한다. 원칙과 진실성은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일이고 지금까지 박근혜 대표가 보여준 정치적 행보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한나라당의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 하고 있다지만 물러난 사람들과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성향이 똑같다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뭐가 다를까. 국민들은 바로 이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갈아달고 신선한 사람들을 영입해서 당 인물들을 대폭 갈아치운다고 해도 생각이 같은 인물들이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법이다. 이는 새누리당이 과거 정책 실패로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던 한나라당 사람들을 모두 몰아내고 내 사람으로 새로 갈아치운다는 것 외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새누리당은 박근혜대표 사람들로 새로 짜진 당에 불과하다. 새누리당도 지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사용했던 기만과 속임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상복지를 공산당식이라며 망국적 정책이라고 극렬하게 비난했던 사람들이 지금 새누리당이란 간판을 바꿔달자 앞장서서 복지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도 야당에서 주장한 복지정책을 비난하지 않았던가. 그런 지조는 어디에다 버리고 다시 복지를 운운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이 원칙인가. 원칙적인 정치를 한다면 한나라당에서 주장했던 소신을 새누리당에서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왜냐면 한나라당 박근혜 나 새누리당 박근혜는 똑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원칙을 말해서는 안된다. 진정한 원칙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확신하고 있는 원칙이라면 바뀌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서 그 원칙이 옳든 그르든 신뢰가 만들어 지는 법이다. 상황에 따라 바뀌는 원칙은 정직한 원칙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에서 탄생한 정당이다. 그 구성원 대다수가 한나라당의 출신이다. 진정 당이 쇄신하려면 이름도 사람도 아닌 정책이다. 과거 실패한 정과 묶은 이념을 과감히 버리고 시대에 맞는 생각으로 재무장하여 이전과 다른 새롭고 신선한 정책을 만들어 낼 때 당의 쇄신이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은 과연 그렇데 달라진 당인가. 국민들은 바로 이렇게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