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24일부터 6월24일까지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 외규장각 의궤가 전시된다.
이번에 전시되는 외규장각 의궤는 국왕의 열람을 위해 제작된 어람용(御覽用) 의궤로, 헌종국장도감의궤, 선의왕후혼전도감의궤 등 외규장각 의궤 51점과 헌종금보 등 조선왕실유물 총 109점이 광주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외규장각 의궤는 지난해 4월 프랑스로부터 145년만에 환수 받은 뒤 서울 특별 전시에 이어 지방 전시는 광주가 처음인 만큼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의궤의 소유권은 여전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기 때문에 전시와 활용에는 제약이 따른다. 프랑스측과 협의하지 않으면 의궤가 국립중앙박물관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국립광주박물관은 박물관법상 '국립광주박물관'이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광주박물관'이기 때문에 '중앙박물관' 이름으로 전시가 이뤄질 수 있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의궤 운송은 특수제작된 무진동 차량(5t) 1대가 동원됐다.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유물을 하나씩 빼내 차량을 이용해 공항으로 이동한 뒤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물이 외부공기와 접촉돼 변색될 수 있기 때문에 운반 과정을 최소화 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광주박물관으로 곧바로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무진동 차량 하루 이용료는 200여 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송 날짜와 시간은 박물관 관계자 몇몇만 알고 있을 만큼 비밀이 유지된 상태에서 이뤄졌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대부분의 유물이 이동할 때는 무진동 차량이 동원되긴 하지만 이번 의궤 운송은 각별히 신경썼다"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의궤 운송 날짜도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광주에 도착한 의궤들은 최적의 온도 20도와 습도 50~60%, 자외선 10%이하로 맞춰져 있는 국립광주박물관 수장고에 특수 용지에 덮어져 보관 중이다.
의궤는 24일부터 6월까지 2달여 동안 전시되기 때문에 보안도 강화됐다.
전시가 시작되면 전문 보안요원이 정문을 비롯해 전시장 곳곳에 배치돼 24시간 감시에 돌입하고 특수 제작된 안전유리를 통해 전시된다.
무엇보다 각 의궤에는 CCTV가 설치돼있어 이상 징후가 포착될 때 경찰서와 곧바로 연결되는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조현종 국립광주박물관장은 "각 의궤는 보험이 가입돼 있지만 금액 등은 비밀이다"며 "145년만에 우리나라에 돌아왔고 조선왕조의 통치 철학, 운영체계를 알수 있는 의미있는 역사 기록물이 광주에서 전시되는 만큼 많은 시민이 관람해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자긍심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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