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현재-단원-혜원, 간송 50주기 '진경 회화'
겸재-현재-단원-혜원, 간송 50주기 '진경 회화'
  • 유상우 기자
  • 승인 2012.05.0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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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재 정선 '금강내산' 49.5×32.5㎝ 견본담채
 '절벽을 묘사한 부벽찰법(斧劈擦法)도 농담의 변화와 운필의 묘용(妙用)이 자재로워 긴 절벽을 이뤄가는 데도 지루한 느낌이 없다. 어느 곳에서는 골이 패고 어느 곳에서는 깎아지르며 어느 곳에는 등라(藤蘿)가 잡수(雜樹)에 걸린다. 어느 곳에는 천년왜송(千年矮松)이 자라나 있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제(謙齋) 정선(1676~1759)이 63세 때 그린 '정자연(亭子淵)'이다.

64세에 그린 수백 수천의 봉우리로 이뤄진 내금강의 가을 전경 '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覽)'과 종로구 청운동 일대 골짜기를 그린 '청풍계(淸風溪)'도 주목된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간송(澗松) 전형필(1906~62)의 50주기 기념해 '진경시대(眞景時代) 회화대전'을 13일부터 연다. 진경시대는 숙종(1675~1720)부터 정조(1776~1800)에 이르는 조선 후기 문화절정기를 일컫는 문화사적인 시대 구분 명칭이다.

진경산수화는 조선성리학파가 대권을 장악한 인조반정(1623)에 29세 나이로 참여한 창강(滄江) 조속(1595~1668)이 시작했다. 이후 한글 소설의 선구자인 서포(西浦) 김만중(1637~1629)의 조카이자 숙종의 처남인 죽천(竹泉) 김진규(1658~1716)를 거쳐 겸재에 이르러 완성됐다.

어린 시절 겸재에게 그림을 배운 현재(玄齋) 심사정(1707~1769)은 조선남종화풍을 대성해 냈다. 이후 진경시대 중기 서울 화단은 겸재의 진경산수화풍과 현재의 조선남종화풍이 주도했다. 능호관(凌壺觀) 이인상(1710~1760), 진재(眞宰) 김윤겸(1711~1775), 단릉(丹陵) 이윤영(1714~1759), 불염재(不染齋) 김희겸(1710~1760) 등은 겸재와 관아재의 진경풍속화풍을 따랐다. 원교(員嶠) 이광사(1705~1777)와 표암(豹菴) 강세황(1713~1791), 조선 후기 화단의 이단아로 알려진 호생관(毫生館) 최북(1712~1786) 등은 현재를 추종했다.

진경시대 말기에 이르면서 단원(檀園) 김홍도(1745~1806)와 고송유수관(古松流水館) 이인문(1745~1824), 긍재(兢齋) 김득신(1754~1822), 혜원(蕙園) 신윤복(1758~?) 등의 화원화가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시장에는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안에 들어있는 21면의 그림 중 한 폭인 겸재의 '금강내산(金剛內山)', 현재가 금강산의 실경을 보고 그린 '삼일포(三日浦)' 등 110여점이 나온다.

병신년(1956) 초봄에 완당(阮堂) 김정희(1786~1856)의 필법을 따라한 '방고사소요(倣高士逍遙)'와 취중에 그린 '묵국(墨菊)'을 비롯해 글씨 '목정암(木精庵)' '대개창호(大開窓戶)' 등 간송의 작품 네 점도 포함됐다.

최완수(70)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진경시대는 조선 후기 문화의 황금기로 우리 민족문화사에서 문예부흥의 기준으로 삼을만한 시기"라며 "이번 전시는 겸재로부터 시작해 현재를 거쳐 단원, 혜원에 이르는 대표적인 화가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당시 화가들의 그림을 망라했다"고 소개했다. 27일까지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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