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약자 보호 위해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기독교 약자 보호 위해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 cwmonitor
  • 승인 200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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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치러질 지자제 선거와 대통령 선거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로 얼룩진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치를 아예 외면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은 현실정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이와 관련 한국기독교정치연구소는 최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기독교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제3회 국제세미나를 개최, 기독교와 정치문제를 심도있게 다루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국측 발제자로 손봉호 교수(서울대)와 김진홍 목사(두레교회)가 참여했으며 네덜란드와 독일을 대표해 헨크 E.S. 울트링 상원의원(자유대학 교수), 권터 부흐슈탑 국장(아데나워재단 학술진흥원)이 참여했다.

한국에서의 기독교와 정치(손봉호 교수)
한국 기독교인들도 이제는 정치와 정치참여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논의해야 한다. 이는 정치가 모든 사람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에 한국정치는 매우 후진되어 있어 시민들의 이익에 충분히 봉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원론적 신학을 수용하고 과거 기독교가 사회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없을 정도로 약했을 때의 관습이 아직도 남아서 정치에 관심을 쓰는 것을 세속적인 것으로 취급하는데 이런 잘못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아직도 많은 한국 기독교인들은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국에서 강조되어 온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종교와 정치의 분리로 착각하고 있다. 교회가 정치에 관계해서는 안되지만 기독교인들은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정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우리 사회의 여론형성층인 지도급에 기독교인들이 많이 속해있다.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데도 정치에 참여하지 않아서 정치가 잘못된다면 이는 무책임이요 죄다.

그러나 정치적 참여는 구체적 현실을 무시하고 이루어질 수 없다. 힘이 없이는 현실정치에 참여할 수 없으며 참여하더라도 현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손상을 입을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정치 참여의 정도를 조절해야 한다. 정치참여는 법적이고 제도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하는 협의의 정치와 법적, 제도적 권력을 갖진 않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기관에 영향을 끼침으로 국가의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는 광의의 정치로 나뉜다. 한국 기독교인들의 수준은 아직 협의의 정치참여가 가능할 만큼 성숙되지 않았다. 따라서 당분간은 광의의 정치참여로 만족해야하며 협의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상황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가장 전형적인 방법은 기독교적 시민운동을 펴거나 다른 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당분간은 기독교 이름으로 정당정치에 참여할 수 없고 시민운동으로 만족해야 한다.

네덜란드 민주주의와 기독교 역사(헨크 E.S. 울트링 박사)
네덜란드 정치는 개신교와 카톨릭을 중심 축으로 형성돼 왔다. 특히 19세기 말부터 아브라함 퀴퍼가 창설한 반혁명당(개신교 중심)과 헤르만 쉐프만이 창설한 로마카톨릭국민당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그러던 중 1980년 또 다른 소규모 기독교당인 반혁명당과 로마카톨릭국가당은 기독교민주당으로 합당하기로 결정하였고 당시 전체 150석 중 약 50석을 가진 당이 되었다. 그러나 정당내의 심각한 내분으로 1994년 선거에서 기독교민주당은 상당수의 의석을 잃어 현재는 약 30석을 차지하고 있다. 사회가 점차 세속화되고 교회의 정치참여가 줄어들면서 기독교 민주당은 여러 선거구를 잃고 말았다.
한편 기독교민주당은 사회는 인간이 관련되어 있는 여러 가지 다른 영역이 합쳐져 구성되어 있으며 각 영역은 그들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자율 및 권위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초, 보완성과 영역주권의 원칙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회와 민주주의(김진홍 목사)
성경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일관되게 가르쳐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교회도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한결같이 투쟁해왔다.
한국교회 역시 초기부터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이 땅에 전파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 민주주의 제도로서의 정치체계를 세워나가는 과정에서 큰 과오를 범했다. 이는 교회가 신앙적으로나 역사의식에 있어서나 지나치게 보수화되면서 일어난 사태였다. 그렇지만 70년대에 들어와 군사정권의 독재성에 대해 한국교회의 일부가 강력히 항거, 민주화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90년대 들어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한국교회가 보수대 진보 혹은 우파 대 좌파로서의 양분화 현상을 극복하고 좌·우 양파내지 보수·진보 양편이 사회봉사 및 사회변혁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점은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관련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일로 제일 먼저 손꼽을 수 있는 일은 민주적인 교회운영을 하는 것이다. 특히 대 교회들이 비민주적인 풍토에 젖어 수퍼 스타적인 목사와 소수의 당회원 중심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는 점은 크게 개선돼야 한다. 둘째 한국정부와 사회가 민주주의적 질서와 가치관으로 운영되어 지도록 영향을 미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한국교회가 바른 가치관과 도덕성으로 민주주의적 사고방식과 행동강령을 교인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훈련시킨다면 한국민주주의의 장래는 대단히 밝다고 전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분야에 바른 지도자들이 선출되어 지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지금 앞장 서 있는 지도자들 중에 바람직한 지도자상이 없으면 평신도 중에서 유망한 인재들을 발탁하여 그들을 성경적으로 양육하고 사명감을 심어주고 정치계에서 활약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오늘같이 부패가 일상화되는 사회풍조에서 교회만큼은 높은 도덕성으로 국민들의 사표가 되어야 한다.

독일 기독교 민주주의와 기독기민당의 발전사(권터 부흐슈탑 국장)
독일에서 기민·기사의 연합정당이 표방하는 것은 기독교 민주주의이다. 처음에 기독교 민주주의는 카톨릭에 의해 세속주의적인 문화와 국가의 전횡에 대항하여 교회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게 기독교 민주주의는 교파와 종교적 성향을 넘어 나치즘과 파시즘의 전체주의에 저항하는 차원에서 새로이 구성되었다. 이 기독교 민주주의는 기독교적인 인간관을 두 축으로 해서 정치와 헌법의 내용과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그 하나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유한성이다.
독일에서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명확히 천명한 정당은 기민·기사의 연합정당이 유일하다. 기민·기사의 연합정당은 교파와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국민에게 열려 있다는 점에서 국민정당이다. 기민·기사 연합정당의 성격은 보수적이고 자유주의적이며 사회적이다. 어떤 하나의 틀로 쉽게 규정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 이 연합정당에 의해 독일의 통일과 유럽의 공동체성이 주도되었고 사회적 궁핍이 해소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기민·기사의 연합정당은 동독재건의 부담과 사회적인 분위기의 변화 그리고 세속화로 인한 종교의 약화 등으로 자신의 지지율을 점점 상실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연합정당이 지금의 위기상황과 새로운 도전에 대해 전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신망있는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한다면 독일에서 기독교 민주주의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기민·기사의 연합정당에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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