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사태를 보면 우리나라 정치수준이 아직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통합진보당 뿐 아니라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을 보아도 대체 무엇 때문에 국회의원과 권력을 쥐려하는지 국민들은 많이 궁금할 것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한다. 모두가 한결같이 자신의 삶을 포기한 애국자로 자처한다.
그러나 그 행위를 보면 파렴치한 도둑들인 경우가 많다. 애국은커녕 매국노 행위도 적지 않다. 또 빠지지 않는 행동이 있다. 모두가 다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타락한 은행가 혹은 기업가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온갖 편의를 봐준다. 이권을 챙기기 위해서는 온갖 부정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어떤 정치사상이든 그 모두가 방법만 다를 뿐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를 튼튼히 하고 국민들을 행복하게 잘살게 해주는 일이다. 종교도 그렇듯이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하여 신이 존재한다고 말하듯이 정치사상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종교는 평화와 화해보다 불화와 갈등을 더 많이 일으키고 사상도 이와 똑같이 작용해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종교나 사상은 모두가 자신의 것만이 절대 진리로 신봉하기 때문이다. 이런 독선적인 도그마가 인류의 평화보다 갈등과 불안을 야기해 온 것이다.
바로 통합진보당의 당권파가 보여준 행태가 바로 자신들의 정치적 사상만이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종교도 자신이 믿는 신과 진리를 위해 목숨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진리를 사수하려 한다. 통합진보당의 당권파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부정과 억지논리를 펴서라도 혹은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굳은 결심에 사로 잡혀 있는 자들의 참모습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이 바람에 새누리당의 모든 흠집은 덮어지고 이명박 정부의 비리도 장막 속에 숨겨지고 있다. 이래서 이 나라의 정치는 조폭보다 못한 양아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이 마치 북한이 조정하는 빨갱이 집단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온갖 잡동사니를 다 들먹거려 좌파를 파렴치하고 비도덕적인 양심 불량자로 낙인찍고 있다.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 당장 나라를 모두 북한에 갖다 바칠 것이라는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래서 통합진보당은 좌파사상을 죽이고 있는 셈이다.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진보정치가 통하지 않는 보수국가로 아예 뿌리박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결국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사태는 보수층에게 공격의 빌미를 줌으로써 조금씩 진보정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회조차 무너뜨리고 만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묻고 있다.
왜 정치를 하려 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권력을 잡으려 하는가.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는 결과적으로 우리 보수층들의 역겨운 비열함과 사상의 독선적이고 도그마에 빠져 정작 정치의 근본을 망각한 진보층들의 천박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결과를 낳았다. 새로운 정치개혁의 물결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성숙한 정치적 자세가 바로 썩고 부패한 우리 정치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