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범기퇴출 마라톤에 일본 기자 북적
日전범기퇴출 마라톤에 일본 기자 북적
  • 노창현 특파원
  • 승인 2013.02.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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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MoMA, UN본부 구간 한국 기자보다 많아

 

▲ 日전범기 퇴출…MoMA앞에서 홍보자료 나눠주는 마라토너들
 17일 뉴욕 뉴저지 일원에서 성료된 ‘전범 상징물 퇴출 평화 울트라마라톤’ 이 언론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가는 곳마다 취재진이 따라붙은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 주인공은 일본 기자들이었다.

일본 취재진은 달리기가 시작된 오전 9시 뉴저지 팰팍의 위안부기림비부터 맨해튼의 뉴욕현대미술관(MoMA), 일본 총영사관, UN본부에 이르기까지 TV 신문 잡지 등 매체들이 대거 나와 열띤 취재경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MoMA 에선 울트라 마라토너들이 도착하기 한 시간 전부터 예닐곱명의 취재진이 기다릴만큼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알려진대로 MoMA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시중인 ‘도쿄 1955∼1970’전에서 ‘욱일기 작가’로 알려진 요쿠 다다노리(橫尾忠則)를 비롯한 전범 상징물 컨셉의 작품들을 대거 전시해 한인 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뉴시스 2103년 1월31일, 2월1일 송고기사 참조>

이번 울트라마라톤의 경유지에서 MoMA 는 가장 주목의 대상이었다. 대회 주최측인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는 뉴욕 문화예술의 상징과도 같은 MoMA가 ‘전범기 전시회’를 하고 홍보 배너까지 버젓이 거리에 거는 문제점을 뉴요커와 세계인들에게 고발하기 위해 마라톤 코스에 MoMA를 삽입했다.

뭉크의 걸작 ‘절규’ 특별전으로 MoMA엔 연일 많은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이날도 로비엔 입장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그덕에 6층에서 전시 중인 욱일전범기 작품들까지 홍보(?)하는 부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날 레이스 틈틈이 준비한 홍보자료들을 시민들에게 배포한 권이주 마라토너는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MoMA에 올라가 욱일전범기 그림들을 때려부수고 싶었다. 그러나 뉴요커들이 욱일기가 나치 상징 이상 가는 전범기라는 걸 모르는만큼 이를 최대한 홍보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일본 기자들은 교도 통신을 비롯, TV 아사히 등 유력 언론의 특파원들을 비롯, 주간NY생활 등 현지 로컬 매체에 이르기까지 총출동하다시피 했다. 이들은 MoMA만이 아니라 일본 총영사관과 UN본부 등 경유지를 계속 따라다니며 취재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교도 통신의 오카사카 겐타로 뉴욕특파원은 권이주씨의 소감은 물론, 한자 이름과 생년월일 등 구체적인 프로필까지 묻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경찰 당국도 이례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뉴저지 팰팍과 조지워싱턴 브리지의 왕복 구간에 경찰차량 4대가 에스코트했고 주요 길목에 차량을 배치해 미리 길을 막는 등 10명의 마라토너들을 위해 세심한 신경을 썼다.

뉴욕 맨해튼 구간에서도 뉴욕 경찰국(NYPD) 경관 3명이 미리 나와 한국 취재진에게 마라토너들이 언제 도착하는지, 얼마 동안 머물다 가는지 묻는가 하면 구호를 외치고 성명서를 낭독하는 동안 차량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날 레이스 환경은 갑자기 떨어진 한파에 강풍까지 몰아쳐 최악의 조건이었다.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바람에 일부 마라토너들은 “얼굴이 얼어 입을 벌리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대부분 풀마라톤 코스를 수십 번 완주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인 이들 중 최연소는 김유남씨(48), 최고령은 권이주씨(67)로 평균연령이 50대 중반이었다. 이날 마라토너들과 함께 차량으로 완주한 특별한 커플도 있었다.

마라토너들의 후미에서 안전을 돕고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공급하는 차량을 운전한 권이주씨의 딸 승택씨와 사위 타오 타미씨였다. 권이주씨는 “나이 오십이 넘어 마라톤에 입문해 지금까지 131회 공식마라톤을 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족들의 성원 덕분”이었다며 “사위는 대만 출신인데 일본 전범기 문제를 누구보다 공감하더라”고 흐뭇해 했다.

울트라 마라토너들은 골인 지점을 앞두고 ‘욱일전범기’를 고발하는 플래카드를 활짝 핀 채 마지막 구간을 달렸다. 혹한 속에서 6시간을 달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원기왕성한 모습을 보인 이들은 장기봉 팰팍한인회장과 백영현 일전퇴모 공동대표가 들고 있는 결승테이프를 끊으며 환호했다.

권이주씨는 “오늘 대회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다음엔 주류사회 마라토너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 이 세상에 어떠한 전범 상징물도 발을 못붙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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