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앞두고 국내에서는 박근혜 정권의 인사 문제로 시끄러운 가운데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가 아직도 멀었다는 한숨과 민족의 분열로 인한 갈등이 지속된 것에 대해 한국교회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부활절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민족 복음화에 대한 역사적 사명을 얼마나 감당해 왔는지 다시 한 번 성찰해 봐야 한다. 한반도 분단 이전에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일컬어 왔던 평양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굶주림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그리스도의 평화와 사랑을 전할 수는 없는 걸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메시지는 용서와 화해 그리고 구원을 약속해 주고 있다.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는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새계명을 주셨다.
그러나 오늘 한국교회는 놀라운 성장과 부흥을 겪은 반면 북한 주민에 대해 얼마큼 사랑을 베풀어 왔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오히려 이념을 내세우며 북한 주민들에게 적대감과 미움으로 대하여 왔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보다 세속적인 이념을 더 추구하며 사랑보다 적대감을 더 강조해 왔다. 이것이 오늘 전쟁의 위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 고착에 큰 기여를 해 왔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한국교회의 복음적 사명에 대한 상실은 여기에 끝나지 않고 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냉혹한 이기주의가 팽배하여 학교 폭력이 일상화 되어 있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은 절망하여 주변의 무관심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약자에 대한 괴롭힘과 왕따가 만연하여 진정한 인간성마저 파괴된 우리 사회에 대해 한국교회는 아무런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 많던 사회선교 단체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과거 사회정의를 외치며 독재 권력과 가진 자들의 횡포에 대항하여 싸우던 그 의로운 용기는 어느새 잊고 가진 자와 결탁하고 이념을 앞세우며 민족의 갈등을 부추기는 권력 편에 서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사회의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각자 교회 이기주의에 빠져 세습을 통한 교회 사유화도 부족하여 온갖 사회 범죄의 온상이 되어 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정신은 이렇게 타락한 한국교회에게 다시 회개하고 죽음의 죄 가운데서 깨어나라고 외치고 있다.
선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한국교회에게 입으로만 믿음과 신앙을 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일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다시 참된 신앙으로 부활하지 않으면 과거 타락한 교회처럼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부흥보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이 바로 이 같은 예수 그리스도심판의 징조임을 자각해야 한다.
WCC 부산 총회를 앞두고 용서와 화해보다 미움과 적대감으로 분열되어 다투고 있는 한국교회의 오늘의 모습도 세계 교회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 속에 한국교회의 신뢰와 위상은 부끄럽게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교회 지도자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한국교회의 타락을 회개하고 다시 복음 선교를 위한 예언자적 사명을 깨우치지 못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한 구원의 역사는 공허하다.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길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