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대처와 리더의 조건
마거릿 대처와 리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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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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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서거한지 1주일이 지났지만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행렬이 계속 이어지며 대처의 리더십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런던 의회에는 조기가 걸려 있고 추모열기는 식지않고 있다. 대처의 자택 앞에는 헌화도 이어지고 있으며 "사랑하는 조국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은)우리가 모셨던 가장 위대한 총리였습니다"라고 적힌 카드도 놓여 있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마녀는 죽었다"며 삼페인을 터뜨리며 시위를 벌이는 이도 있다.

대처의 리더십이 영국뿐 아니라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대처리즘'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만큼 강력했던 그의 리더십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과 혼돈이 지배하는 세계일수록 강력한 지도자를 열망하기 때문이다.

1979년 영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등극한 대처는 11년 반 동안 영국을 이끌면서 저성장·고실업·고물가·파업 등 소위 '영국병(英國病)을 치유했다.

대처의 국정철학은 '큰 시장, 작은 정부'가 핵심이었다. 그는 정권을 잡자마자 예산을 줄여 작은 정부를 실현했고 공기업을 과감히 민영화 했으며 공공지출을 억제하고 긴축재정을 실시했다. 더 나아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내건 과잉 복지비용도 대폭 줄이고 교육·의료 등 공공분야 지원을 감축했다. 또 과도한 요구를 내세우며 파업을 일상화 하던 강성노조를 상대로 법치와 원칙을 관철해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대처는 정치 외교적으로도 '철의 여인'이란 별명에 걸맞게 주권과 영토를 지키는데 물러섬이 없었다. 1981년 북아일랜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병사들이 영국 감옥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다 10명이 아사(餓死)했는데도 "국운이 걸린 일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부당한 요구를 거절했다.

1982년에는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클랜드를 공격하자 즉각 선전포고를 하고 공격을 명령해 아르헨티나의 항복을 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손잡고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개혁·개방 정책을 지원해 냉전을 종식시키는데 기여하는 등 어느 남성 지도자보다 강한 리더십을 보였다.

이런 대처에 대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 말처럼 "그는 단순히 이 나라를 통치한 것이 아니라 구원했다"고 추모하는 영국민이 많지만 반대 세력도 만만치 않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대처 사망직후 영국인을 대상으로 '대처의 통치가 영국에 긍정적이었나 부정적이었나'를 물은 결과 '긍정적이었다'는 응답은 50%에 그쳤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대처가 강한 리더십으로 영국병을 치유했지만 실업자를 양산하고 빈부격차를 가속화시키기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에서는 반(反)대처 세력에 의한 각종 시위 등이 벌어지고 있어 국론분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경찰은 17일 장례식에 맞춰 북아일랜드 분리주의자들의 테러나 폭력 행위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은 1965년 윈스턴 처칠의 장례식 참석 이후 한차례도 정치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런던시내 전체가 극도의 비상상태에 놓여 있다.

한 지도자의 리더십은 당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국가와 사회는 물론 기업과 가정까지도 리더십의 향배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국가 원수를 잘못 뽑으면 국민이 불행하고 부모를 잘못 만나면 자식들이 고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성패가 갈린다.

한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선 말할 것도 없이 '능력있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 리더의 유형은 많지만 성공한 리더가 되려면 자신의 '권위'를 정립하고 이를 적절하게 잘 활용해야 한다. '권력'은 리더의 지위에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권한이나 힘이지만 '권위'는 조직원들의 리더에 대한 존경심이나 충성심이 없으면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이를 혼동하는 리더들은 권력을 쥐면 리더십은 물론이고 부하들의 충성심도 저절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조직 내에서 적절한 권위는 사사건건 직접적인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도 조직이 원할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권위의식'은 자신이 갖추지도 못한 권위를 행사하려드는 어리석은 태도이다. 이런 허위의식은 조직원들의 진정한 충성을 끌어내지 못하고 비웃음을 사기 십상이다.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진정으로 조직원들을 대할 때 리더에게 '권위'가 따라온다.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조직원들에게 함부로 '권력'을 휘둘러서는 안되며, 솔선수범을 통해 조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권위'를 갖춰야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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