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념전쟁인가
또 이념전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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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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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또 다시 이념 전쟁이 벌어졌다. 남북이 한때 핵무기 실험으로 냉각 상태에 들어가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상황까지 갔으나 다시 남북 화해무드로 바뀜으로써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고 이명박 정권에서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즈음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RO라는 지하조직 조직원들이 내란 음모혐의로 국정원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29일 검찰과 국정원, 정치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의원의 혐의 사실은 지하조직을 만들어 내란을 음모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 등에서 130여명이 모여 유류·통신시설 파괴 등 체제 전복을 꾀하는 내란을 모의했다고 한다.

이들의 내란 음모 혐의에 분개한 보수단체들은 규탄대회를 개최한 한 편 일부 회원들은 서울과 부산에서 통합진보당과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폭력과 총기로 거칠게 항의하고 협박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단체들은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강력히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물론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30일 국회 의원회관 오병윤 의원실 앞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의원의 어떤 발언에도 내란음모에 준하는 발언은 없다”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국정원은 이 의원의 내란음모에 대한 증거를 단 한 개도 제시하지 못하고 일부 참가자들의 발언을 문제로 삼고 있다”며 “전쟁 반대 평화 실현을 위해서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녹취록은 일부 참가들의 취지가 날조 수준으로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이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 구성 조항을 적용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내란음모를 꾀할 수준의 조직이라면 반국가단체 성격을 띠어야 하는데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국정원이 이 의원 관련 조직의 강령·규약 등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실제 이 조직에 강령·규약 등이 없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국정원이 내란음모라는 낱말을 사용해 정치적 충격과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소 무리하더라도 압수수색영장에 내란음모 혐의를 끼워 넣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사건의 진상이 수사과정에서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소수 인원이 무슨 수단으로 국가를 전복할 내란음모를 꾸밀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력을 동원할 수 있는 군대를 통솔하는 군 장군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난 인원이 가담한 지하조직도 아닌 이 소규모 단체가 과연 국가를 전복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어찌했든 비극은 다시 국가분열과 갈등이 이념전쟁으로 증폭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동서 냉전체제가 무너진 때가 언제인가. 세계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반면 한반도에서는 남북이 총칼을 맞대고 있고 국민들은 좌파와 우익으로 나뉘어 서로 적대시 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현실이 서글프고 안타깝기만 하다.

일본에서는 극우가 득세한 가운데 제국의 망령이 되살아나면서 극동 지역에 군사적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민족 화해와 단결이 절실할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념에 사로 잡혀 서로 갈등을 청산하지 못하고 이를 대물림하고 있다는 것은 역사의 퇴보이며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불행의 씨앗이다. 정치권력은 결코 개인과 특정집단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가 이념에 매달려 국가와 민족의 행복증진을 가로 막아서도 안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어떤 정치가 벌어지고 있는지 냉철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국가와 민족의 분열을 위해 과거 지향적인 이념정치가 필요한가 아니면 미래지향적인 복지정치가 절실한가.  이 문제를 따져 보면서 우리 정치현실을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이념전쟁은 정치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국가가 2017년도 대입부터 수능필수로 추가되면서 벌써부터 진보와 우파의 역사교과서에 대한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갈등을 빚고 있다. 보수 성향 학자들이 집필자로 참여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국편)의 검정심의를 최종 통과하자 진보진영에서는 이 교과서가 역사적 사실 관계를 왜곡했다고 보고 있어 내년 3월 일선 고교의 교과서 채택을 앞두고 역사 교과서 전쟁이 예고되어 있다. 학생들은 우리 역사를 배우기 전에 이념싸움을 먼저 배우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망국적인 이념이 언제 사라질까 우려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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