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진보정치, 수준 낮은 보수정치
미숙한 진보정치, 수준 낮은 보수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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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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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의혹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진보좌파에 대한 증오심이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이 사실이건 혹은 조작된 것이든 진보 좌파는 무조건 종북세력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다는 현실이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양한 정치사상이 국가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척하고 탄압을 할 때 국가가 혼란에 빠지는 법이다. 따라서 여러 정치사상이 서로 견제하며 공존할 때 국가가 발전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서구나 일본 등에서 보듯이 좌파의 정치사상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하고 또 그 어떤 이유로도 억압을 받아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볼 때 종북좌파는 위험한 존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직 무력과 전쟁을 통해서만이 남북통일이 가능하다면 언제까지 남북이 총칼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가. 그 공포와 불안함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가. 이런 문제에 끊임없이 부딪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면 상호 신뢰보다 먼저 좌파 혹은 종북세력에 대한 증오심의 광기부터 청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남북이 서로 평화를 추구하면서 내적으로는 갈등과 적대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어찌 된 일인가. 이런 이중성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가 그 답을 먼저 정치권에게 묻고 싶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이 이런 이 같은 이념의 갈등을 부추기고 재생산하여 정권 장악이나 유지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지역감정을 대신하여 좌파를 종북세력으로 낙인을 찍어버림으로써 지지층을 확보하려는 보수 정치인들의 꼼수가 오늘 우리 사회를 분열과 갈등구조로 몰아가고 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어찌했든 이석기 의원의 사건은 다음이 두 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첫째는 진보정치의 수준 낮은 후진성이다. 녹취록에 나타난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사건의 내용은 그야말로 동키호테 수준이다. 정신 나간 사람들 아니면 이런 식의 내란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장난감 총을 개조하고 인터넷에서 폭발물 제조법을 알아내어 만든 폭탄으로 내란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이런 조폭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내란음모에 대해 온 보수층들이 혼비백산해서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보수의 수준도 진보좌파와 어쩜 똑 같은가. 결국 우리나라 진보와 보수는 겉만 그럴 뿐, 속은 잡동사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우리 보수와 진보가 건전한 정치사상과 거리가 멀고 오직 개인의 이해관계에 얽힌 집단임을 보여준다.

둘째는 이번 사건을 통해 국가 기관이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국가정보원이나 사법기관은 당연히 권력의 편에서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국가 기관이 정치의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한다면 이 또한 국가의 불행이다. 국정원 개혁의 요구가 높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유신독재를 연상시키는 내란음모 등등 사건을 들고 나온다면 국민들에게 공안정치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석기 의원의 사건을 통해 진보좌파는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과거 낡은 사상에 사로잡혀 투쟁심만 가진 수준 낮은 진보정치를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진보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켜 진보정당의 위기를 초래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에 못지않게 보수파는 포용력이 없고 적대심과 공격성만 지닌 보복정치를 하고 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보다 성숙한 정치 풍토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문제점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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