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영업사원 '카드 돌려막기' vs 임원 '연봉 수억원 챙기기'
제약사, 영업사원 '카드 돌려막기' vs 임원 '연봉 수억원 챙기기'
  • 최성훈기자
  • 승인 2013.10.16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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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수억대 연봉챙기기'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A제약에서 MR로 근무 중인 장모씨(30)는 로컬 병원 영업을 맡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친한 의사의 급한 전화에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본인 카드로 의사 모임의 저녁 식사를 대신 계산했다. 의사 한 명당 10만원 한도 내에서는 접대비로 간주되지만 훨씬 웃도는 금액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지난 6월에는 해당 의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권 다툼이 벌어져 입주자 집회에 참석했다. 진료시간을 빼지 못한 의사가 그에게 대신 참석해 줄 것을 부탁했기 때문이다.

제약사 영업사원의 근무 요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지만 등기이사 상반기 평균 연봉은 2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제약사는 회사 총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임원 연봉은 큰 폭으로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제약 상장사 16곳이 각 회사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상반기 평균 연봉은 약 1억9906만원으로 집계됐다.

우선 각 제약사별 연봉 액수를 살펴보면 LG생명과학이 2명의 임원에게 4억9300만원을 지급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12.7% 늘어난 2040억원을 기록했지만 연봉은 두 배 가까이 올렸다.

이를 년 단위로 환산하면 임원 한 명당 한 해 연봉으로 약 10억원씩 챙겨가는 셈이다.

삼진제약은 상반기 매출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중견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임원 보수는 3억6100만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소폭 상승(4.9%)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임원 연봉은 약 7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또한 회사 매출액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임원 연봉은 오히려 상승하는 기업도 있었다.

제일약품과 한독, 보령제약은 각각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하락했지만 임원 연봉만큼은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제일약품은 전년 상반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급여는 약 6000만원을 올렸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은 지난해 대비 등기임원 임금 인상률을 약 26.5% 올려 LG생명과학 다음으로 후한 대접을 해줬다.

반면 JW중외제약과 동화약품, 일동제약, 녹십자 등은 지난해보다 임원 연봉을 삭감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많은 연봉 지급 액수에 대해 LG생명과학 K모 관계자는 "(인상 요인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삼진제약 C모 관계자는 "회사내 회장이 세 명 있는데다 이 분들의 근속년수가 40년 이상이다 보니 타 제약사보다 연봉이 많이 책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일약품 J모 관계자는 "지난해 약가 인하도 있어 지금도 업계 전체가 힘든 시기지만 회사 관례상 해마다 임직원 연봉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런 차원으로 (인상이)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P모 관계자는 "등기 임원 연봉을 지난 3, 4년간 동결을 했기 때문에 올해 그 인상분이 포함된 액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봉이 삭감된 제약사 K모 관계자는 "올해 회사 경영개선이 힘들 것 이라는 예측 하에 임원들이 솔선수범 차원에서 삭감을 결정했다"며 "말로만 비상경영이라 외치는 것보다 이런 행동 하나가 임직원 사기진작에 더욱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상위제약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는 L모씨도 "리베이트 여파로 업계가 긴장한 나머지 회사에서도 무조건 규정을 지킬 것만 강요한다. 전쟁에 나가는데 '실탄'이 지급되지 않으니 영업사원 사비를 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약국영업을 하는 J모씨는 "월말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밀어넣기를 강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런 차액은 결국 영업사원이 떠안게 되는데 이건 그나마 낫다. 만에 하나 약국이 폐업이라도 하면 수금을 못해 대출까지 알아봐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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