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동원한 물가 잡기?…베네수엘라, 소매점들에 할인 강요. 쇼핑객들 장사진
군대 동원한 물가 잡기?…베네수엘라, 소매점들에 할인 강요. 쇼핑객들 장사진
  • 차의영 기자
  • 승인 2013.11.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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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수엘라 쇼핑 열풍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군대를 배치해서 소매점들의 가격 대폭 할인을 강제한 11일(현지시간) 각 가전제품 상점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지난주 몇군데 가전제품 소매점들을 장악한 뒤에 마두로 대통령은 10일 밤부터 의류, 신발,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할인해주고 있는지 감시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또한 54%에 이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부가 각 소매점 마진의 이윤폭 상한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라카스시 동부 지역에서는 이에 따라 텔리비전,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제품들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사려는 사람들이 전자제품 상점 앞에서 장사진을 쳤으며 일부는 9일부터 줄을 선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이런 순간을 오래 전부터 기다려왔다"고 정부 지지자인 식스토 메사는 말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대선 승리 이후로 계속 하락하는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서 마두로가 시작한 일종의 도박이다. 20년만의 최고 상승을 기록한 인플레와 암시장에서 액면가의 9배로 팔리는 달러화를 감안한 비상조치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이 다음달 실시되는 지방 시장선거의 여당 후보들에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강력한 경제 규제 조치는 결국 투자 위축과 10월 중 최고에 이른 물자 부족을 초래해 국가 경제에는 더 큰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10일 밤의 연설에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경전에 나오는 나쁜 상인들에 관한 구절을 모두 동원해 열변을 토하면서 그런 장사꾼들이 물건을 팔면서 서민들을 등치는데 우리들의 소중한 화폐를 쓰게 놔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을 "기생충 부르주아"라고까지 욕을 하면서도 그는 약탈 행위 역시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1일 카라카스 교외의 로스테케스에 있는 한 장난감 가게에서는 군중들이 밀어닥쳐 약탈을 하지 못하게 경찰이 공포탄을 쏘는 일도 벌어졌고 많은 상점 주인들은 폭력 사태가 두려워 아예 가게문을 일찍 닫고 있다.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10년 전에 실시한 갖가지 규제를 철폐하고 볼리바르(베네수엘라 화폐)를 절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그러기를 거부했다.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인플레는 그의 정적들의 사재기와 투기의 결과로 생긴 것이며 내부의 적들이 벌이고 있는 "경제전쟁"이 아니었다면 인플레는 16~18%에 그쳤을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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