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서 2초만에 사라진 절도용의자
파출소서 2초만에 사라진 절도용의자
  • 배동민 기자
  • 승인 2014.01.02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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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20대 절도용의자가 수갑에서 손목을 빼낸 뒤 도주한 전남 함평경찰서 읍내파출소.

김모(26)씨가 경찰에 붙잡혀 이곳으로 임의 동행한 것은 이날 오전 0시10분께였다.

김씨는 10여분 전 파출소와 1km 가량 떨어진 함평의 한 편의점에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종업원의 신고로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최근 문이 잠기지 않은 승용차에서 현금 2만원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지갑을 훔친 김씨는 지난 29일 같은 편의점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사려다 분실 신고된 탓에 실패했으며, 이날 또다시 편의점을 찾았다가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던 종업원의 눈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파출소에서 김씨의 양손을 뒤로 한 채 수갑을 채웠으며 대기실의 철제 의자에 설치된 수갑과 재차 연결하며 김씨가 수갑을 차고 달아나는 것을 방지했다.

하지만 한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오전 0시30분께 혐의를 부인하던 김씨가 절도 사실을 불기 시작하며 "손목이 아프다"고 호소하자 수갑을 느슨하게 풀어준 것.

이후 경찰은 컴퓨터가 놓인 책상에 앉아 김씨의 범죄 사실에 대한 1차 조서를 작성했다.

김씨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20여분간 수갑에서 양손을 모두 빼낸 김씨는 주위를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순식간에 파출소 현관문을 열고 달아났다. 파출소 안에 설치된 CCTV에서 김씨의 모습이 사라지는 데는 2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당황한 경찰은 곧바로 김씨를 뒤쫓았지만 김씨는 파출소 앞 3m 높이 아래의 빈 집 공터로 뛰어내린 뒤 함평시가지 방향으로 이미 자취를 감췄다.

당시 파출소에는 야간 당직 경찰 3명 중 2명이 근무 중이었다. 나머지 1명은 편의점 등에서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의 동행할 당시에도 특별한 저항이 없었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인정상 수갑을 느슨하게 풀어줬다"며 "키 170cm 가량에 마른 체형의 김씨가 일반인보다 손목이 가늘어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갑 사용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수갑을 느슨하게 채운 파출소 경찰관들을 상대로 용의자 관리소홀 여부에 대해서 감찰을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또한 주변 도로 등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김씨의 도주로를 특정해 추적하고 있다.

한편 도주한 김씨는 광주의 한 구청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지난 4월 병역법 위반 등으로 수배된 상태다.

【함평=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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