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에 숨어있는 과학원리
동계올림픽에 숨어있는 과학원리
  • 이원춘(안산성호중 수석교사/건국대 겸임교수)
  • 승인 2014.02.06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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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부터 열리는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 알파인스키, 프리스타일스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키점프, 노르딕복합,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스노보드 등 15종목의 경기에서 기록을 다툰다.

올림픽은 세계가 하나가 되는 인류의 대축제로서 스포츠를 통해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기록을 통해 한계에 도전하는 실험의 장이기도 하다.

동계올림픽 스포츠! 거기에도 과학이 있을까? 그렇다. 겨울 스포츠에 숨어있는 과학원리를 알면 동계올림픽을 몇 배나 더 재미를 더해 즐길 수 있다.

겨울스포츠는 대부분 마찰력이나 공기의 저항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록이 결정될 수 있으며, 마찰력이나 저항을 줄이거나 크게 하면서 신체적 조건을 적절히 결합한 과학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피겨 역사를 새로 쓴 김연아 선수가 두 번째 금메달을 위해 출전하고 있는 피겨스케이팅이야말로 다양한 곡선을 따라 활주하는 스케이팅으로 예술과 스포츠, 그리고 과학이 하나 되는 환상의 경기이기도 하다.

스키는 중력을 이용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면서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하는 동안 누가 더 빠르게 목표지점에 도달하느냐를 기록하는 운동이다.

경사면을 직·활강으로 활주하는 선수에게 중력은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며, 눈과 스키판 사이의 마찰력 등 눈과 공기의 저항을 이기고 추진력을 만드는 과학이 숨어 있다.

최근에는 왁싱의 첨단 과학기술력에 따라 마찰력을 줄이는 정도가 다르고 그에 따라 기록에 차이가 나고 있다.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은 곡선운동이 많은 타원형의 링크에서 속도를 겨루는 운동이다. 쇼트트랙에서의 승부는 공기 저항과 마찰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선수들은 빨리 달리기 위해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다.

최대한 몸을 낮추어 상체를 지면 가까이에 붙인 채로 경기한다. 또한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유선형 헬멧을 쓰며, 경기복은 몸에 착 달라붙고 탄력 있는 가벼운 원피스로 얇은 재질 트리코를 착용한다.

스케이트화는 얼음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얇고 매끄러운 모양이다. 코너를 돌 때 몸을 경기장 안쪽으로 기울이면서 한쪽 팔을 빙판에 대고 다른 팔은 흔드는 것은 속도를 줄여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은 물론 구심력을 크게 하여 원심력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시속 130∼150km 정도로 미끄러지는 썰매 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도 속도경기로 공기와의 마찰을 최대로 줄여야 하고, 100m 이상을 나는 인간 겨울새 스키점프는 새가 나는 원리인 양력을 이용한 경기다.

양력은 물체가 유체(공기나 물 등) 속을 지날 때 물체의 위와 아래의 속도가 달라서 생기는 부력과 같은 힘이다. 양력을 더 크게 하려면 속도가 매우 빨라야 하는데 점프하기 직전 속도는 시속 90km 정도에 이른다.

피겨스케이팅은 점프, 스핀, 리프트, 스텝, 턴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되는데 점프는 빠르게 질주하다가 힘차게 공중으로 차올라 회전한 뒤 착지하는 최고의 기술이다. 특히 점프와 스핀은 ‘각운동량 보존’이라는 과학원리가 숨어있다.

회전하는 물체는 물리적인 양으로 '각운동량'을 가지다. 각운동량은 움직이는 물체의 질량, 속도, 그리고 회전할 때 생기는 원의 회전 반지름을 곱한 값으로 정의된다. 즉 질량이 클수록, 빠른 속도로 움직일수록, 회전 반지름이 커질수록 물체의 각운동량은 커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겨 선수들은 어떻게 각운동량을 크게 하면서 점프된 시간에 회전수를 늘릴까?

에너지 보존 법칙에 따르면 점프 시작 지점에서의 운동에너지와 탄성에너지가 뛰어오른 최고 높이에서 위치에너지로 바뀌어 보존되므로 위치에너지를 크게 해야 체공시간이 길어져 회전수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점프를 시작할 때 빠르게 질주하면서 속도와 탄력을 극대화한 상태로 솟아올라야 한다.

또한 각운동량을 크게 하려고 선수는 스케이트의 에지와 토를 이용하여 토크(회전체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는 힘)를 가해 점프를 하는 것이고, 점프 시작점에서 잠시 동안 팔과 다리를 넓게 벌려 회전 반지름이 최대가 되게 하는 동작을 통해 회전 관성이 커지게 한다.

이렇게 최대한의 각운동량을 만든 다음 떠오르는 순간에 바로 벌렸던 팔과 다리를 움츠리면 회전 관성을 낮추게 되고 회전속도는 커지게 되어 회전수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즉 각운동량의 보존이라는 과학 원리로서 각운동량 = 질량ⅹ속도ⅹ반지름에서 반지름이 작아지면서 속도가 커지게 되는 타이밍의 스포츠이다.

점프동작에서 중요한 것은 회전수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착지 동작이다. 체공시간에 정해진 회전수를 채우고 나서 안정적인 착지를 위해서는 반대로 회전속도를 늦추어야 하므로 선수는 재빨리 팔다리를 벌려 회전반지름을 크게 하여 속도가 줄어들게 해야 한다. 즉 회전 관성을 다시 높이면서 늦추어진 회전속도에 맞추어 안정되게 착지를 하여야 한다.

이처럼 점프에 숨어 있는 각운동량 보존은 스핀이라는 기술에서도 적용된다. 싯스핀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빠르게 회전하면서 무게중심을 아래로 가게 하는 안정적인 최적의 회전기술이며, 팔을 위로 올려 몸에 최대한 붙여 서서 돌 때도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도 그 멋진 점프의 성공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줄 뿐 아니라 스포츠와 예술 그리고 과학이 하나 되는 쾌거를 안겨 줄 것을 기대하면서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안목과 2018년에 대한민국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해 보자.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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