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는 것이 속 편한가
잊어버리는 것이 속 편한가
  • 크리스챤월드모니터
  • 승인 2014.05.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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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유령이 또 우리나라 곳곳에 나돌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가 언제인데 벌써 국민들의 기억 속에 멀어져 가고 있다. 그리고 세훨호에 대한 기억은 구원파 유병언씨와 박근혜 눈물만이 남아있다. 한쪽에서는 진상조사를 주장하며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고 촛불시위를 하고 한쪽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이용한 악용세력 규탄 대회’가 벌어지고 있다. 세훨호 참사를 이용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자들은 종복좌파 세력이며 국가분열을 조장하는 불순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자들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한 국가’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외친다.

이 사건에 대한 시각이 인간적인 관점이 아니라 각자 자신들의 사적 이기심에 따라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정치인이나 사회 지도층들 그리고 고위 언론인들의 시각도 마찬가지이다. 유족들에 대한 막말은 물론이고 “왜 이런 일로 야단법석이냐”는 식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지도층들의 태도를 보면 우리 사회의 인간성 상실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뿐 아니다. 국정의 최고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을 비롯 그 주변의 권력자들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보이기보다 면피하기 급급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국민들은 냉철한 이성을 통한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곳보다 통제되고 계획된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따라간다. 자기 주관이 없이 그저 유행처럼 주어진 여론에 빠져 상황을 판단한다. 암기식 교육의 효과가 톡톡히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자기 주관이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순종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은 한 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권력을 진 자들이 국민들을 맘대로 요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슬픔과 분노 속에서도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겉으로는 세뤌호 참사에 대해 다 고개를 숙인다.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속은 그렇지 않다. 자기가 당한 일이 아니라고 해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에 대해 분노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그런 정부에 속한 인물에게 지지를 보낸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성을 낱낱이 보여 주었다. 그것은 부끄럽고 민망한 수준이다. 언론의 보도대로 정부의 비판에서 해경의 탓으로 그리고 관피아와 기업의 부도덕성으로 옮겨 가더니 이제는 구원파 유병언씨에 국민의 눈이 꽂혔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를 벌써 잊은 것이다. 이렇게 언론의 여론에 따라 국민들은 진작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고 나중에 따져서 법대로 처리하면 될 일에 분노하고 있다. 이 틈에 정말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할 사람들은 세월호 선장처럼 피신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로 사과한 것에 대해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판을 한다.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종북세력이라고 몰아세운다. 이 종북은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가. 문제는 이것이 국민의 감정에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냉전시대에 머물러 있는 우리 국민의 의식이 언제 시대에 맞게 깨일지 걱정이다.

민낯을 보인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면 참으로 흉측할 뿐이다. 그동안 이 못난 모습을 화장으로 감추고 있었다니 생각하면 무서운 나라처럼 느껴진다. 자유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대통령을 비판하고 하야를 외치지 말라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권력의 보호자 역할만 할 것인가. 이것이 진짜 애국이고 국민의식인가.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강남의 부자 자식들이라면 저렇게 소극적으로 구조하고만 있을 것인가라고 의구심을 보냈다. 약자에 대한 서러움과 차별이 이 땅에 존재한다면 그런 땅은 국가란 의미가 없다. 그 많은 재벌들 가운데 세월호 참사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구조에 도움을 주려고 나선 자들이 있던가.

나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공동체인 국가의 구성원이 될 자격이 없다. 우리 국가에는 이런 인사람들로 가득하다. 지방선거 시작됐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세월호 참사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헌신적으로 국민을 섬긴다고 목소리를 외치고 있다. 그런 말에 국민들은 또 속아 넘어 가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란 이런 기만술에 능한 자들임을 아직도 모르는가 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급해서 눈물로 사과를 하고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새로 각료를 임명하고 있다. 그러나 부리는 사람은 똑같은데 종들만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 우리 국민들은 이런 점을 알기나 할까? 망각의 나라 속에 사는 것이 어찌 보면 속편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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