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원리주의·기독교 근본주의 넘어서야 종교간 평화 가능
이슬람 원리주의·기독교 근본주의 넘어서야 종교간 평화 가능
  • cwmonitor
  • 승인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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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상호공존은 가능한가.
9·11테러 이후 국내 신학회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는 "기독교와 이슬람"이다. 더욱이 최근 악화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가 서구 기독교 사회와 이슬람의 충돌로 비춰지고 있음에 따라 각 학회에서는 기독교·이슬람교간 갈등의 원인과 평화공존 방안 등을 모색해 보는 작업을 분주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문화신학회는 지난달 2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문명충돌과 상생"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 갈등을 종교적 관점에서 조명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종교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독교가 솔선수범해 근본주의적 태도를 버려야 하며 가진 것을 양보하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첫번째 발제에 나선 이원규 교수(감신대 종교사회학)는 "지구촌 분쟁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민족문제와 종교문제"라고 전제한 뒤 "분쟁의 한 원인인 종교갈등을 단순히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측면으로 보아선 안된다"며 "종교갈등의 중요한 근거는 이념적 측면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이어 "특수주의나 자기우월주의에 근거한 종교적 배타성이 종교갈등의 핵심"이라고 분석하면서 "이러한 종교적 배타성이 특별히 강한 종교로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또한 "이슬람 원리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는 모두 종교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특수주의와 자기우월주의로 무장된 종교적 배타성과 경직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두 종교의 이념체계는 오늘날 종교간 대화, 종교평화, 나아가 인류평화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규 교수는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종교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적 이념의 지평을 넓혀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교수는 종교의 거룩한 이름으로 인종차별, 성차별, 종교차별, 종교재판, 제국주의, 폭력과 테러 등이 널리 퍼져 있는 현실을 감안하다면 모든 종교가 인류평화를 지향하는 세계관을 가지고 공동체성을 모색하는 종교이념을 수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종교적 교리와 신학을 세계주의와 공동체성의 틀 안에서 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두번째 발제에 나선 이희수 교수(고려대, 한국이슬람학회 회장)는 "지구상에서 기독교에 가장 가까운 종교는 이슬람교"라며 "이 두 종교는 같은 하나님의 뿌리에서 출발하여 아브라함을 공통조상으로 하고 있는 종교"라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물론 이슬람교가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서나 신격으로 받아들이지 못함으로써 본질적인 길을 달리 하게 됐지만 이슬람교는 예수를 오류를 범하지 않은 최고의 인격체이자 최상의 예언자로 받아들이고 추앙한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이어 "글로벌 시대 다문화 공존과 존중이 절대적 덕목으로 와닿는 요즘, 같은 하나님을 믿는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따뜻한 접근이야말로 서구와 이슬람이 갈등에서 협력으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희수 교수는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 이스라엘과 이를 지지하는 기독교 서구 사회가 양보할 때만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교수는 "지난 1세기 동안 지배하면서 착취하고 그 자원을 배경으로 선전 공업국으로 또 경제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한 "가진" 서구강국이 그리고 기독교 사회가 양보할 때가 됐다"며 "21세기는 빼앗긴 자들의 최소한의 권리와 억울한 응어리에 좀더 유연한 자세로 접근하여 그들에게 돌파구를 마련해 줌으로써 공존의 기틀을 형성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민영진 박사(대한성서공회 부총무)는 "신관에 공통점이 있고, 경전을 부분적으로 공유하고 있긴 하지만 기독교와 이슬람은 기독론을 중심으로 차별화됐다"고 설명했다. 민박사는 "일반적으로 기독교의 기독론 때문에 유대교나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종교간 대화는 실패할 것이고 세 종교는 영원히 타종교 관계로 머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우주적 기독론은 분열이 아닌 통합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간 평화공존의 가능성은 활짝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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