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요구하는 목회자가 늘어난다
이혼 요구하는 목회자가 늘어난다
  • cwmonitor
  • 승인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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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결혼 6년째인 K사모는 요즘 분노로 잠을 설치고 있다. "목회자"인 남편이 진정한 배필을 찾았다며 이혼을 요구했기 때문. 결혼과 동시에 시작한 개척교회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어 한시름 놓으려는 찰라 남편이 교회반주자와의 관계를 털어놓으며 이혼을 요구한 것. K사모는 별로 미안한 기색도 없이 자신의 외도와 이혼을 주장하는 남편의 당당한 태도 때문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그 여자와 함께 목회하면 목회를 훨씬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남편.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지만 이혼 후 살아갈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게다가 자신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혼하는 것이 어쩐지 하나님께 죄를 짖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K사모를 더욱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이혼의 "손길"이 목회자 가정까지 침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교 가정사역 전문가들은 최근 이혼의 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목회자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하고 목회자 가정이라고 해서 이혼문제에 지나치게 안심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율은 지난 10년 사이 거의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880쌍이 결혼하고 370쌍이 이혼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짝을 사람이 나눌 수 없다"는 말씀을 듣고 결혼한 기독교인 부부라 할지라도 이제는 이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혼을 하면 하나님께 큰 죄를 짖는 것만 같아 웬만하면 참고 살았던 기독교인들도 이제는 결혼만큼이나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린 이혼에 대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추세.

기독교인 가정의 이혼과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혼의 위기를 겪고 있는 목회자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교인들의 이혼을 막아야할 목회자가 오히려 이혼의 위기를 겪고 있어 교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가정사역연구소 추부길 소장은 "연구소가 운영하는 상담소의 통계를 보면 전체 상담 중 50%가 목회자 가정문제"라며 "이중 이혼에 관련된 것이 1·3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목회자들, 오히려 먼저 나서 이혼을 요구하는 목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목회자들은 외도를 하고도 "목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진정한 파트너를 찾았다"며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뻔뻔스럽게 이혼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요즘엔 이혼해도 목회생활에 별 지장없다", "목회지를 옮기면 이혼한 줄 모른다", "00목사를 봐라. 재혼하고도 목회에 성공하지 않았냐"는 등의 이유를 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는 목회자의 이혼이 큰 흉이 돼 목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였기 때문에 참고 살았지만 이혼이 일상화돼버린 요즘에는 교인들도 목회자의 이혼과 재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추소장은 "죄에 대해 가장 민감해야 할 목회자들이 죄에 대해 매우 둔감해 지고 있다"며 "목회가 가정의 이혼으로 교인들이 얼마나 상처받을 것인가는 생각도 안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모쪽에서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목회자 가정이 이혼으로 가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 외도와 폭력이 그것이다. 여성이 외도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외도나 폭력을 일삼는 남편 목회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 속에서 고통당하는 것은 아내인 사모. 남편이 목회자이다 보니 친정에 가서조차 사정을 말할 수 없다.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할까봐" 혹은 "하나님의 종을 감히…"라는 의식도 작용해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모들은 목회자가 외도와 폭력을 일삼아도 이혼을 바라지 않는다. "목회자인데 언젠가는 정신차리고 돌아오겠지…"하는 마음에서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그러다 K사모처럼 도리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당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배우자가 폭력이나 외도를 일삼을 때 목회생활에 방해된다는 생각에 덮어주려고만 하지 말고 문제를 공론화시키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충고한다. 이럴 경우 상당수가 자신의 "비리"(?)가 공개되는 것을 염려, 잘못된 행동을 고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가정사역 전문가들은 "목회자 가정도 더 이상 이혼에 있어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목회자들이 교회문제에만 신경쓰지 말고 가정문제에 일차적인 관심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한 "목회자 부부는 목사-사모 이전에 남편과 아내임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교회일을 핑계로 행복한 남편과 아내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언제든 이혼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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