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성에 대한 담론
몸과 성에 대한 담론
  • cwmonitor
  • 승인 2000.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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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치 준 교수/광주다일교회 전도사/광주대

사회학자 소로킨은 문화체계를 크게 감각적 문화체계와 관념적 문화체계로 나누면서 이 둘이 서로 사이클을 그리면서 변한다고 하였다.
우리 역사를 본다면, 조선시대 유교적 체제가 정비된 후에는 관념적 문화의 성격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영향이 비교적 최근까지 이어오다가 유교문화의 쇠퇴, 서구문화의 유입, 물질적인 부의 증진, 서비스업의 발달, 쾌락주의 문화 등의 현상과 함께 감각적 문화가 점차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감각적 문화는 정신보다는 육체를, 사고보다는 느낌을 강조하는 문화이다.
따라서 감각적 문화가 우세해지면 몸과 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해지고 그 문제점이 제기되기 마련이다.
감각적 문화는 몸을 통한 자기 표현의 확대, 성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신체적 쾌락을 통한 삶의 활기증진 등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성폭력의 증가, 포르노에의 과도한 집착, 오양 혹은 백양 비디오 사건에서 볼 수 있는 바 다중에 의한 인격적 살인, 의식과 사회의식의 약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감각적 문화는 우리시대의 사회적 기후(social climate)이다.
따라서 도덕주의적 혹은 관념론적 비판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시대의 물결이기도 하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감각적 문화의 바다에 빠져 인간성이 상실되고 영혼이 병들어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대안의 기본원리 몇 가지를 말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 아닌 하나님이심을 말해야 한다. 최근 어느 여성단체에서 가두 캠페인을 하면서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표어를 내건 것을 본 적이 있다.
타자에 의해 내 몸이 좌우되는 것(성폭행, 매매춘 등)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면이 있다.
그러나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표현은 타자에 의해 자신의 몸이 지배되는 것을 거부하는 논리가 될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의 욕망에 의해 몸이 파멸되는 것을 거부하는 논리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재물이나 시간과 마찬가지로 몸도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며, 그 분으로부터 받아서 관리하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성의 과도한 쾌락 지향성을 극복해야 한다. 성에는 생식, 사랑, 사회적 책임, 쾌락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인간의 성을 오직 생식의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과도한 관념적 입장으로 현대의 감각적 문화에서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성을 사랑이나 사회적 책임을 배제한 쾌락의 수단으로만 보는 것 역시 감각적 문화의 심각한 질병이다. 우리 교회는 성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그러한 개념을 우리 사회 전체에 선포해야 할 것이다.

셋째, 감각적 문화를 이용한 성의 상품화에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상업주의에 의한 이윤추구의 원리는 감각적 문화를 최대한 이용하고자 한다. 아니 감각적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
만일 감각적 서비스 산업이 제어되지 않고 확장된다면 인간의 몸과 영혼은 함께 심각한 파멸에 이르고 말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비판하고 시민운동의 차원에서 성의 상품화를 제어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일에 앞서 정결한 몸과 마음을 달라는 기도가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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