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유출 문건, 전부 허위라고 확신…자리에 연연 안해"
김기춘 "유출 문건, 전부 허위라고 확신…자리에 연연 안해"
  • 김형섭 기자
  • 승인 2015.01.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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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후 인사하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9일 청와대에서 유출된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 대해 "비서실장인 제가 볼 때 전부가 허위라고 확신을 했다. 그래서 (최초 보고를 받았을 당시) 특별히 조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청와대 문건유출 관련 현안보고를 한 자리에서 문건의 최초 보고를 받은 시기와 당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014년) 1월6일자로 작성됐는데 (보고를 받은 것도) 그 무렵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해당 문건을 허위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 문건이 진실이라면 (상황이) 심각하겠지만 2004년에 정윤회씨는 대통령의 곁을 떠났고, 제가 국회 있을 때부터 부속실 비서관(이재만·정호성·안봉근)이 대통령을 모셨지만 전혀 그 사람(정윤회)과는 관계가 없고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그 사람들(이재만·정호성·안봉근)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데 정윤회씨 등과 만남이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며 "박지만씨도 청와대에 가까이 온 적이 없기 때문에 허위라고 봤고, 비서실장이 누구를 추천했다거나 누구랑 사이가 나쁘다 등의 내용도 하나도 사실에 부합한 것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해당 문건이 김 실장의 사퇴설과 관련돼 있다는 지적에도 "저는 오랜동안 공직생활을 해 진퇴나 거취에 관심이 없다"며 "제 아이가 사고가 나자 보고서 외에도 인터넷 등에 여러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저는 신경쓰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청와대 문건이 외부에 유출된 것을 처음 알게 된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세계일보에서 4월2일께 청와대 행정관 비리에 대한 보도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서류와 비슷하기 때문에 유출되지 않았나 의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월6일자 문서(정윤회 문건)는 11월28일 세계일보에 사진이 찍히고 보도가 됐을 때 '(외부로) 나갔구나' 확신을 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그 전에는 문건이 밖으로 나갔다는 것을 확신을 하지는 못했다"고 부연했다.

처음 문건 유출을 의심했을 당시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씨가 (청와대를) 나간 다음에 세계일보에 여러차례 (문건 관련 보도가) 나옴으로써 '문서가 어디로 나갔구나'하는 강한 의심을 가졌지만 수사를 의뢰할 만한 결정적 단서는 얻지 못했다"며 "말로 누설이 됐는지 문서를 갖고 했는지를 확인할 수가 없어서 수사의뢰를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결정적일 때 수사의뢰를 하지 않으면 미궁에 빠지거나 결국 불법 행위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도 있어서 결정적일 때 수사의뢰를 한 것"이라며 "여러 물증이 확보돼서 만천하에 밝혀진 것이지 그 전에는 경솔하게 수사의뢰를 할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수사의뢰를 하기에는 미흡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에 따른 사퇴 등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거취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저는 이 자리에 결코 연연하지 않는다"며 "제 소임이 끝나면 언제든지 물러갈 자세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김 실장은 "개인적으로도 자식이 병원에 누워 사경을 헤맨지 1년이 넘었는데 자주 가보지도 못한다. 인간적으로 매우 아프다"며 의식 불명 상태로 입원해 있는 외아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대통령께는 국민행복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고 있고 해외 세일즈외교를 갔다오면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와서도 쉬지 못하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애국을 위해 애쓰는 대통령을 조금이나마 보좌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의 자체감찰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는 야당의 요구에는 "자체감찰 보고서는 없다"며 "언론에는 그렇게(자체감찰을 한 것으로) 났지만 자체감찰을 한 적은 없다. (다만) 확인의 노력은 했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문건유출 사건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의원님들께 심려를 끼쳐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로는 검찰 수사로 밝혀졌지만 대통령비서실로서는 그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김 실장은 지난 2일 청와대 시무식을 주재한 자리에서 "돌이켜 보면 우리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지만 여러가지 불충한 일들이 있어서 위로는 대통령님께, 나아가서는 국민과 나라에 많은 걱정을 끼치는 일들이 있다"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지만 문건 유출을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실장은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근무자세와 기강을 철저하게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비서실 전 직원은 결연한 마음으로 심기일전해 대통령을 보좌하고 국정운영을 지원하는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비서실은 새해에 원활한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저를 비롯한 참모들도 주요 정책에 대해 의원님들을 찾아가서 뵙고 설명하는 기회를 자주 갖도록 하겠다. 비판과 질책을 소중히 귀담아 듣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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