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아픈 4월, 깜깜한 4월
슬프고 아픈 4월, 깜깜한 4월
  • 임헌준(아산 예은교회 목사, Ph.D)
  • 승인 2015.04.16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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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헌준목사
참으로 슬프고 아픈 4월이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깜깜한 4월이다.
세월호 참사가 있고 1년이 지나도록 사고가 난 이유와 배가 침몰할 때 구조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는 아직 활동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정황이 이렇다 보니 적절한 후속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4월 16일, 하루 내내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분다. 생떼 같은 자식을 가슴은 묻은 부모들, 사랑하는 형제자매를 잃은 피붙이들, 함께 웃고 함께 울던 동무를 잃은 학생들, 자식 같은 제자들을 잃은 선생님들, 이들의 아픔이 이들의 슬픔이 하늘에서 빗물이 되었나보다. 백성들의 끓어오르는 울분이 하늘에서 먹구름이 되고 비바람이 되었나보다.

세월호의 아픔이 여전한 가운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쪽지로부터 시작 된 금품수수사건이 정국을 흔들고 있다. ‘돈을 주었다’는 주장과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 사이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돈을 주었든, 돈을 받았든 둘 다 옳지 못한 짓이다. 여기엔 부정부패의 검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뇌물은 밝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한다(출 23:8; 신 16:19). 뇌물은 법질서를 어지럽히고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며, 가난한 백성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가로막고 그들의 삶을 위협한다. 그러므로 성경은 “뇌물을 받지 말라”고 가르친다(출 23:8; 신 16:9에서). 예언자들은 뇌물을 받고 정의를 왜곡시키는 불의한 사회현상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이사야는 “뇌물로 말미암아 악인을 의롭다 하고 의인에게서 그 공의를 빼앗는다.”고 비판한다(사 5:23). 아모스와 미가는 지배층에 있는 자들이 뇌물을 받고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을 억울하게 하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한다(암 5:12; 미 3:11).

하루빨리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밝혀져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어지고, 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성완종 리스트의 실체도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죄가 있는 자들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말고 모두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이 사회에서 부정부패가 완전히 척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사건의 경위가 자세히 밝혀져야 한다.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금품 수수도 그렇고, 사건의 경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공정한 법처리와 후속 대책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쪽은 주로 힘없는 백성들이다. 힘 있는 자들은 자신들의 죄를 은폐하고 진실을 숨길지언정, 불충분한 조사로 말미암아 억울한 일을 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힘없는 백성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사실을 밝히지도 못하고 제대로 항변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모름지기 일을 맡아 처리하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자는 가장 먼저 백성을 생각해야 한다. 백성을 생각하며 일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이들과 유가족들의 그 슬픔과 아픔을 생각해야 한다. 그들의 찢어지는 가슴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의 애끓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지도자라면 마땅히 정의롭고 행복한 나라를 이루는 데 밑바탕이 되겠다는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마음으로, 그들의 가슴으로, 그러한 소명의식으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후속 조치를 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까이에 있는 자라 해서 절대로 두둔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국가를 침몰시키는 아주 불의한 일이다. 공의에 따라 사실대로 엄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의인은 의롭다 하고 악인은 죄 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신 25:1). 이렇게 할 때 더 이상 힘없는 백성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다. 이 나라가 정의롭고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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