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는 21일 "대통령 귀는?"이라는 제목의 칼럼에 박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1년 6개월 징역형을 구형 받은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9) 전 산케이 서울지국장 사건에 대한 글을 실었다.
전래동화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임금님이 당나귀 귀처럼 크고 긴 귀를 가지고 있는 '사실'을 발설하는 사람은 즉각 목숨을 잃게 된다. 이러한 국가 기밀을 알게 된 사람은 다름 아닌 임금님의 모자를 만드는 장인이었다. 임금님의 귀를 가리기 위한 큰 모자를 만든 모자 장인은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비밀을 알고도 말하지 못해 병이 난다. 참다 못한 모자 장인은 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를 친다. 그 후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들려, 결국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알게된다는 내용이다.
산케이는 칼럼에서 이 동화에 가토 전 지국장의 사건을 비유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해 8월 칼럼을 통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 불명…누구를 만나고 있었나?"라는 제목의 칼럼 형식의 기사에서, 그는 조선일보의 칼럼과 증권가 정보를 인용하면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일 전 측근인 정윤회를 만났다는 '소문'을 소개했다.
이 기사로 인해 가토 전 지국장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지난 19일 결심 공판에서 1년 6개월 징역형을 구형 받아 논란이 일었다. 일본 언론 측은 언론 보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산케이는 21일 칼럼에서 또 다시 "대통령은 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왠지 왕의 귀와 같은 비밀이다"며 은근히 가토의 칼럼이 사실임을 내비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케이는 "이 이야기는 후속이 있다"며 "모자 장인이 사망한 후,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언급했다. "왕의 귀에 대한 소문이 퍼져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토 전 지국장 재판의 본질은 청와대의 과잉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재판은 "반일 정서가 우선했다"며 "한국에 언론의 자유는 있는가. 재판 과정에서 이상한 나라의 모습을 전달하는 목소리가 대나무 숲에서 들린다"고 비꼬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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