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중요한 역사를 교육 과정에서 소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제 강점기 친일이라는 부끄러운 현대사를 감추기 위해서 일까? 아니면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일까?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수학이나 영어 등에만 관심을 두었을 뿐 역사나 혹은 철학 등 인문학은 쓸모없는 학문으로 취급해 왔다. 대학에서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 돈지 이미 오래됐다. 역사는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불필요한 과목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하찮게 취급받던 역사가 지금 온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역사는 단순히 그 민족의 과거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 속에는 민족정신이 들어 있고 민족의 미래가 담겨 있다. 따라서 역사만큼은 그 어느 것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사실과 달라서는 안 된다. 모든 과거 사실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가르쳐야 한다. 역사가는 역사적 사실들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의무로 삼는다.
물론 역사의 해석과 평가는 역사가의 생각이나 주관에 따라 이뤄진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사실에 대한 여러 방법론을 통한 역사가의 다양한 생각을 나타내는 것뿐이다. 개인의 사상에 따른 역사의 해석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역사가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자의적 해석과 평가는 금물이다. 이러한 상식 속에서 역사가는 과거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고 이를 평가해야 한다.
역사를 보는 관점은 똑같을 수 없다. 과거 사실에 얽혀 있는 인물들의 입장이나 여러 조건들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 사실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사 교과서는 획일화된 국정교과서는 옳지 않다.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보아야 그 민족의 미래를 위한 창의적 사고가 낳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한 현 정부나 여당은 민족과 국가의 앞날을 도외시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국가 이익만을 생각하고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 또 다시 강국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우리 민족의 현실은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 후손들에게 통일된 조국을 물려주는 것이 현 기성세대들의 의무이다. 가까운 일본이 극우로 나아가면서 다시 강력한 군사력을 키우고 최첨단 무기로 무장을 하고 있고 이웃 중국도 미국과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 강대국 틈새에 끼어 있는 우리 민족은 그 어느 때보다 민족정신을 강하게 키워야 할 때이다. 이는 역사를 통해서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 현실은 정반대이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한다는 것 자체가 민족 미래를 위한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 좌파, 빨갱이 타령만 하고 살 것인가. 이제 이런 이념 같은 것보다 진정한 민족혼을 일깨우는 것이 시급하지 않은가. 의식 수준이 낮은 국민일수록 이기심에 사로잡혀 산다. 과거 부끄러운 것을 과감하게 털어버리고 새로운 시대로 국민 모두가 화합하여 나아갈 수 있으려면 참회와 용서가 우선되어야 한다. 친일이 부끄러운 일이라면 이를 덮으려는 것보다 참회를 구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를 기꺼이 용서하여 함께 손잡고 미래를 향하여 힘을 모아야 한다. 적대와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되어 온 우리 현실이 지금 민족과 국가를 수렁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인이나 국민 들 모두 깨닫기 바란다.
저작권자 © 크리스챤월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