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승객이 운전자에 둔기 휘둘러…쫓고 쫓긴 공포의 7시간
택시 승객이 운전자에 둔기 휘둘러…쫓고 쫓긴 공포의 7시간
  • 강승우 기자
  • 승인 2016.02.17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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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6시13분. 경남경찰청 상황실 112에 다급한 한 통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신고 현장인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한 농로에 도착한 창원서부경찰서 형사팀은 3m 아래 농수로에 처박힌 택시 1대를 발견했다.

경찰은 피해자 택시 운전기사 A(64)씨를 상대로 경위를 확인했다.

A씨는 "택시 손님이 갑자기 망치를 휘둘러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A씨의 음주운전을 의심했던 경찰은 주변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A씨 진술이 사실인 것을 확인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A씨의 진술과 경찰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A씨는 같은날 오전 4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일대에서 창원시 의창구 북면으로 가자는 손님 박모(51)씨를 태웠다.

A씨는 박씨로부터 "내가 예전에 차량을 이용해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A씨는 박씨에게 "사람을 죽이면 되느냐"며 말을 받아줬다.

인적이 드문 목적지에 다다른 순간 박씨는 종이가방에서 꺼낸 망치를 A씨에게 휘두르며 돌변했다.

30년 이상을 해병대에서 복무했던 A씨는 찰나에 박씨를 붙잡고 저항했다.

순간 기지를 발휘한 A씨는 주행 기어를 넣고 택시를 3m 농수로 아래로 몰았다.

마침 박씨가 타고 있던 조수석 문이 잠기는 바람에 박씨는 운전석 창문을 통해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택시 탈출에 성공했고 박씨와의 숨가쁜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A씨는 박씨를 피해 달아나는 중 한 민가를 발견하고 접근했으나 개가 컹컹 짖어대자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인근 야산으로 몸을 숨겼다.

이 사이 박씨는 A씨를 찾기 위해 마을을 뒤졌고 이 모습은 주변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야산에서 2시간 동안 몸을 떨었던 A씨는 차량 불빛을 발견, 급히 뛰어가 차량 운전자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경찰은 택시 안에서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인 용의자 이름이 파인 나무도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경남도내에 거주하는 수백명의 동명이인을 확인했다.

이때 박씨가 택시에 탔을 때 A씨에게 했던 말을 토대로 전과기록을 대조했다.

이 결과 1999년도에 특수폭행치사 등의 전과가 있던 박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했다.

오전 11시20분께 박씨는 자신의 집을 급습한 형사들에게 망치를 휘두르며 격렬히 저항했다.

박씨가 휘둘렀던 망치는 이날 범행에 사용했던 망치로, "붕대가 감겨 있는 망치를 휘둘렀다"는 A씨 진술과도 일치했다.

결국 박씨는 형사들에게 제압되면서 끔찍했던 숨바꼭질은 막을 내렸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 사건 경위에 대해 박씨가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박씨를 살인미수 및 특수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들고 있던 종이가방에는 망치뿐만 아니라 가위, 철사 등이 발견됐다. 범행 도구로 의심돼 여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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