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내가 트럼프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유"
오바마 "내가 트럼프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유"
  • 권성근 기자
  • 승인 2016.06.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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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하는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이름을 공식석상에서 부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굳이 자신이 트럼프란 이름을 입에 올려 그가 노리는 '광고' 효과에 보탬이 되기 싫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공영방송 PBS가 중계한 인디애나주 엘크하트의 콩코드 커뮤니티 고등학교 타운홀 미팅에서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그(he)는 자신을 선전하는 데 누구의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래서 나는 그가 스스로 자신을 알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도 오바마는 트럼프란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그'란 단어를 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와 공화당 경제 정책의 헛점을 낱낱이 지적하며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호소했다. 그는 "여러분이 이번 선거(대선)에서 살림살이에 대한 문제 또는 어떤 후보가 일하는 사람들이나 중산층 소득 증가를 위해 나설지 관심을 둔다면 토론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에 투표하려는 사람들은 미국이 경기후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아직 심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며 중국과의 무역거래를 중단하면 우리가 안전해질 것이라고 현혹하고 있지만, 여기에 넘어가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에서 당신이 신경쓰는 문제가 경제라면 (공화당의) 논의는 완전히 헛짚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선 '정신나간 짓'이라며 "당신이 공화당원, 민주당원 혹은 무소속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왜 그런 일을 하는가?"라고 반문했다.이어 "월가 감시 완화는 또 다른 위기 가능성을 키울 뿐"이라며 "본인이 중산층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이런 규제를 없애고 싶어할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날 경제에서 우리는 미국 주변에 장벽을 세울 수 없다"며 "우리는 (불법 이민자) 1100만 명을 단속하지 않을 거고 기술을 후퇴시키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인종, 종교로 갈려 서로에게 등을 돌린다면, '좋은 게 좋은 거지' 식의 주장에 속아 넘어간다면 우리는 진보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냉소에 빠져 두려움에 근거해 투표하거나 아예 투표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시작한 진보를 확장해 나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7일) 실시되는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경선이 끝나면 어떤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지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는 건전하게 진행됐으며 이제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다음 주가 되면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지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선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왔지만, 아직 특정 후보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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