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지도력의 산파 박에스더 여사 별세
미혼으로 평생 여성교육, 계몽운동, 빈민구제사업에 헌신
한국여성지도력의 산파 박에스더 여사 별세
미혼으로 평생 여성교육, 계몽운동, 빈민구제사업에 헌신
  • cwmonitor
  • 승인 2001.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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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과 한국YWCA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대한YWCA연합회 고문총무 박에스더 여사가 지난달 30일 미국 하와이에서 소천했다. 향년 99세.

박에스더 선생은 1902년 평안남도에서 출생했으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이민, 하와이에 거주하면서 하와이대학교, 오하이오주 클리브런드웨스턴리저브대학교 사회사업 대학원을 졸업한 후 하와이YWCA, 미국YWCA연합회 국제부 직원으로 일하던 중 1947년 미국 YWCA 상호협조부에서 한국YWCA 주재 고문 총무로 임명받아 한국YWCA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파송돼온 박에스더 여사는 무엇보다 기독교 중심의 활동에 사회운동을 접목하여 정의, 평화, 사회건설을 목표로 지도력 양성에 주력했다. 특히 젊은 여성 지도자들을 미국YWCA에 파견, 훈련시켜 한국사회에 필요한 여성 지도력을 공급하는 기초를 마련했다. 또한 한국YWCA의 행정체계를 확립하여 본격적인 회원활동을 시작했고, 지방에 YWCA를 신설하여 풀뿌리 여성·시민운동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YWCA회관 건축, 재원확보를 위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활용, 많은 외국 재원을 확보하는데 일조하였으며 저소득 여성훈련을 위한 재원확보로 현재의 근로여성직업훈련을 가능하게 했다.

이 밖에도 박에스더 여사는 주한 외교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여 한국전쟁 후 많은 국가가 한국의 민간단체 육성에 기꺼이 협조하게 하는 민간외교 역할도 훌륭히 해냈다. 특히 1952년 이후에는 미국Y로부터 긴급 사업비를 지원받아 재건·구호활동에 헌신했고 전후 가난과 무지로 혼돈상태에 있던 한국에서 여성교육과 계몽운동, 빈민구제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1969년 정년퇴직 후 미국으로 잠시 귀국했다가 같은 해 곧 한국YWCA에 귀임하여 자원봉사자로 평생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다 1980년 5월 하와이에 있는 양로원으로 거처를 옮겨 남은 여생을 보냈다.
YWCA 관계자들은 "박에스더 여사는 말보다는 늘 행동으로 보여주었으며 젊은 여성들이 마음껏 지도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했으며 특히 저소득층 여성직업훈련, 야학, 직업여성교육 등을 통해 여성들이 주체의식을 갖고 사회에서 일하고 봉사할 수 있는 시대정신을 심어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에스더 여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과 부드러운 말씨, 온화한 성품으로 YWCA는 물론 여성계 전반에서 존경을 받았으며 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가없이 양로원으로 떠나실 만큼 검소, 청렴한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박에스더 여사는 YWCA 활동 이외에도 아동복지, 세계대학생봉사화, 군인복지위원회, 세계교회봉사회, 부녀복지사업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1964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으며 한국재건국민운동본부 외국인 유공자 표창(1962), 대한민국 대통령 공익포장(1966),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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