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군대 파병을 놓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각기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기독교인들이 혼동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통해 지난 16일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 파병 결의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국가이익과 한미동맹을 내세워 18일 전격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그러나 교회협이 지적한 바대로 현 정부의 이번 추가 파병 결정은 대다수 전쟁 없는 평화의 세상을 희망하는 우리 국민들의 뜻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는 평화의 종교이지 전쟁을 부추기는 종교가 아니다. 따라서 기독교 입장에서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입장이다. 더욱이 이라크 전쟁이 종료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이라크 내에서는 타국의 전투병 파병에 대해 반대하면서 반미 감정이 극도에 달해 있다. 또한, 주둔 미군들이 테러로 인해 사상자가 계속 발생되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이익과 한미동맹을 내세워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으로서 이라크 치안 유지와 민생안전 전후 재건을 위해 대규모 병력을 추가 파병하겠다는 것은 이러한 이라크의 상황을 잘못 판단한것이다. 또한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 속에서 수천억 이상이 소요될 추가파병 결정이 과연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신중히 따져 봐야 할 문제이다.

한미 동맹이 양 당사국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동맹 관계가 되어야지 제3국에 대한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해서까지 한미 동맹관계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결정인지 국민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이라크 전쟁으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고 절망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 국민들의 빠른 복구와 재건을 위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선진국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관계이지 속국이 아니다. 아무리 미국과 동맹관계를 위한다지만 그렇다고 군대를 파견해서 또 다른 크고 작은 전쟁에 참여 해주는 것이 진정한 동맹관계 유지방법은 아닐 것이다. 좀더 우리의 형편을 고려해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면서 군대를 파견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군대 파견 반대는 기독교 입장에서 절대적 이라고 본다. 이런 저런 이유로 무조건 정부의 입장을 따르는 것은 결코 옳지 않은 성급한 자세이다. 평화 화해를 추구하는 기독교의 신앙에 따라 지구상의 그 전쟁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보여줄 때 기독교의 정신이 더욱 빛나는 법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교회협과 한기총이 서로 다른 입장을 밝혀 기독교인간에 찬반이 팽팽하게 첨예화돼 가고 있어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물론 남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우린 우리 현실 속에 뚜렷한 진보간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회해와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노력은 진보수가 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분열이라는 극단적인 표현 보다 현실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각이 다른 신앙적 간격이 있다는 것이 우리 기독교로서 비극이다. 이런 진보수간의 차이를 극복할 때 한국교회는 더욱 성장할 것이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