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세상
선을 넘는 세상
  • cwmonitor
  • 승인 2001.03.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 치 준 교수 광주다일교회 전도사/광주대


인간은 스스로 한계라고 생각하는 선들을 끊임없이 넘어감으로써 문명과 역사를 발전시켜왔다.

유럽이라는 땅의 선을 넘은 사람들이 신대륙으로 건너갔고, 지구의 선을 넘은 사람들이 우주를 향해서 갔다.
인간을 억압하는 여러 가지 전통과 관습의 선을 넘은 사람들에 의해 인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 자유를 신장시키기도 하였다.

우리 젊은이들은 현실의 세계라는 선을 넘어서 현실만큼이나 생생한 가상의 세계, 사이버의 세계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넘어가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해수욕장에 가면 더 이상 나가지 말라는 표시의 선이 물위에 떠 있는데 이 선은 인간을 억압하기 위해서 만든 선이 아니라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선이다.
신약성경에는 죄라는 말이 여러 가지로 표현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파라바시스’이다. 파라바시스란 선을 넘는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선을 넘는 것은 위대한 발전의 에너지가 될 수 있지만 죄악과 멸망에 빠질 위험도 있다. 우리 시대를 살펴보면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현실의 선을 넘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는 안되는 위험한 선을 너무 쉽게 넘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문명 전체로 놓고 볼 때는 ‘핵 개발’ ‘생명공학’ 그리고 ‘자본주의적 경쟁원리의 확산’은 우리 인류가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도록 만든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쉬운 일일지 모르지만 자기가 죽인 사람을 살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명성을 얻고 있는 과학자와 정책 결정자 그리고 이 일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자본가는 선을 넘어서는 일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생겨날 때 그 누구도 그것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너무 쉽게 넘고 있다. 요즈음 전세계적으로 시끄러운 광우병은 초식동물로 하여금 넘어서는 안되는 먹거리의 선을 인간이 강제로 넘기다가 생겨난 재앙이다.
우리 나라의 정치인들도 선을 많이 넘어가 버렸다. 선을 넘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만 선을 넘었다고 비난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 사회는 갈 길을 못 잡고 있다.

세계 경영이라는 표어를 내 걸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던 김우중씨는 기업활동의 선을 세계로 확대하기 전에 자기 자신의 마음의 선을 먼저 지켰어야 했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우리 모두는 물질적인 만족과 편안함을 구하는 가운데 우리 삶의 터전이 되는 자연이 버틸 수 있는 선을 넘어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의 신음이 우리 인간에게는 복수의 칼날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예언자는 누구인가? 이 시대가 선을 넘는 것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며, 돌아오기를 촉구하는 자이다. 이 시대의 교회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종이라 말하는 이들은 과연 예언자가 되고 있는가?
그들도 이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선을 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세상 사람들보다 더 멀리 선을 넘어가고 있다.

세상은 악인이 많아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의인이 없어서 망하는 법이다. 선을 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가장 초보적이면서도 중요한 사명은 스스로 선을 지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