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목사
산본중앙교회 교육목사

플라시보(Placebo) 혹은 위약(僞藥)이란 생물학적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중성적인 물질이지만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실제 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이나 물질을 말한다.

얼마 전 미시간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 연구팀은 뇌의 반응을 실험해 봄으로써 실제로 플라시보 효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에게 스킨로션을 통증 억제제라고 말해주고, 그것을 몸에 발라준 후 전기 충격을 가했을 때의 뇌의 반응을 자기 공명 장치(MRI)를 사용하여 조사하였는바 위약임을 말해주고 충격을 가한 경우보다 훨씬 통증을 덜 느끼는 것으로 판명되었던 것이다.

이는 상황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에 따라 그 삶의 결과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그래서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의 창시자 윌리암 제임스(William James)는 “사고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결국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는 말을 하면서 마음 밭에 긍정적인 생각을 심으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거두게 될 것임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결정적인 방편이 바로 ‘칭찬’인 것이다. 예컨대 기록이 좋지 않은 역도 선수에게 칭찬을 계속한 후에 역기를 들게 하면 놀랍게도 거뜬히 들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나곤 하는데, 이 역시 칭찬의 ‘플라시보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우는 베스트셀러‘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등장하는 개념인 ‘고래 반응’에서도 볼 수 있다. 아무리 사나운 범고래라 하더라도 굶기거나 혹독한 방법으로 조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칭찬을 통해 길들이게 되면 결국 물위 3미터 이상을 뛰어오르는 탁월한 묘기를 선보이는 고래로 변모한다는 것이다.

결국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면서 계속해서 상대방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것은 그로 하여금 고차원적인 힘을 갖도록 만들어 주는 일이 되는 것이다.

반면에 실험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약효가 없는 약을 복용시키게 하면서 그것이 두통을 일으키는 약이라고 말해 주면 실험에 응한 사람들의 70퍼센트 정도는 정말로 두통을 호소한다는 ‘노시보(Nocebo) 효과’도 있다. 이로 보건대 상대방을 함부로 비난하고 폄훼(貶毁)하는 것은 자칫 상대방의 가능성을 사장(死藏)시켜 버리는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이란 영혼과 마음의 지배 아래 움직인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다른 이들이 긍정적인 마음 가운데 살아갈 수 있도록 힘껏 도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도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존중해 주고 칭찬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희망이 움돋게 될 것이며, 그들은 긍정적인 생각 하에 자신의 삶의 환경을 주도해 나가는 능동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생각은 마음의 창을 통해 들어오게 되고, 그 생각은 마음속에 자리를 잡아 결국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이 사실을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가 이 칭찬의 경이로운 ‘플라시보 효과’를 전달하는 전령사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